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6승을 기록중인 유소연(30·메디힐)은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을 떠올리면 늘 아쉬움만 남았다. 12년전의 일이다. 2008년 이 대회에서 신지애(32·스리본드)와 연장 3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마지막에 쓴잔을 마셨다. 2009년 오리엔트 중국여자오픈, 2011년 US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 이어 2018년 일본여자오픈까지 중요 투어의 내셔널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유독 한국여자오픈과는 인연이 멀었다.
그런 유소연에게 다시 기회가 왔고 이번에는 놓치지 않다. 유소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92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끈질긴 추격전을 펼친 김효주(25·롯데)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억5000만원. 유소연은 개인 통산 5번째 여자골프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하며 ‘내셔널 타이틀 수집가’라는 명성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한국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약 5년 만으로 KLPGA 투어 통산 우승은 10승으로 늘었다. 또 2018년 6월 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에서 통산 6승을 달성한 이후 2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기쁨도 누렸다.
유소연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투어가 중단되면서 지난 2월 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 이후 4개월만에 대회에 나섰지만 1라운드 출발부터 조짐이 예사롭지 않았다. 1번 홀에서 7m 버디를 떨구며 보기 없이 6언더파 66타를 쳐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솔레어)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어 2∼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서며 대기록 작성 완성을 예고했다. 하지만 최종라운드에서 경쟁자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다. 2위 오지현(24·KB금융그룹)과 1타차, 3위 김효주에 3타 앞선 상황에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유소연은 5번 홀까지 파 세이브 행진을 벌이며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김효주가 5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추격전을 시작했다. 유소연이 곧바로 6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김효주도 이 홀에서 연속버디를 작성하며 유소연을 계속 압박했다. 결국 유소연은 9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김효주와의 거리가 1타차로 좁혀졌다. 팽팽한 접접은 끝까지 이어졌다. 마지막홀에서 유소연과 김효주 모두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렸다. 그러나 유소연은 벙커 샷을 홀 가까이 잘 붙여 파를 지켰고 김효주도 파에 그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유소연은 “경기를 오랫동안 안 해서 기대감이 없었는데, 잘 쉰 덕분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며 “다른 나라 내셔널타이틀을 4번 땄는데, 우리나라 타이틀이 없어서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이번 우승으로 2008년 준우승의 아쉬운 기억을 이제는 웃으며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7일 롯데 칸타타 오픈 우승으로 부활한 김효주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KLPGA 투어 전관왕에 오른 최혜진(21·롯데)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3위에 올랐고 오지현은 3타를 잃고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 김세영(27·미래에셋)과 함께 공동 4위에 머물렀다. 고진영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6위에 올랐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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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1, 2020 at 12:4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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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타이틀 수집가' 유소연, 마지막 퍼즐 완성하다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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